기도모임 앱이 마켓에 올라간 그 다음 주 어느 평일 저녁이었어요. 본업 끝내고 집에 와서 밥 먹고 책상 앞에 앉아 이제 두 번째 만들어야지 같은 생각을 한 게 그 저녁이었어요. 첫 앱은 결과적으로 두 달 가까이 걸렸거든요. 그 두 달이 어떤 두 달이었는지는 첫 글에 처음부터 풀어 뒀어요. 처음 클로드 코드를 띄운 그 평일 저녁부터 마켓에 올라간 그날까지가 그렇게 됐어요. 그래서 그 다음 앱도 비슷한 두 달짜리 작업이려니 하고 책상에 앉았는데, 실제로는 보름 만에 나왔어요. 정확히는 열닷새. 첫 출시한테 두 달 들었던 자리에서 그 다음 앱이 1/4 시간에 끝난 게 며칠 지난 다음에야 손에 잡혔어요.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뭐가 달라졌는지는 그때는 잘 안 보였거든요. 두세 번째, 네 번째 앱을 같이 굴리면서 그 한 달의 무게가 한 번씩 다시 떠올랐어요.
두 번째로 만들 거리는 첫 앱 마무리하던 며칠 동안 이미 머릿속에 있었어요. 작은 게임 하나였어요. 화면에 떨어지는 공을 피하는, 손가락 한 개로 하는 단순한 거요. 첫 앱이 모임용 유틸리티에 가까웠다면 두 번째는 그 반대편에 한번 가보고 싶었어요. 첫 앱 마켓에 올라간 며칠 뒤 그 저녁에 이번엔 이거 한번 만들자 가 그날의 한 줄이었어요.
폴더를 새로 만들면서 짐작했어요
새 앱이라는 게 결국 폴더 하나 새로 만드는 일에서 시작해요. 첫 앱 때는 그 폴더 하나 만드는 데 며칠을 갈아 먹었어요. 플러터 프로젝트라는 게 뭔지, 그 안에 어떤 파일이 있어야 하는지, 디렉터리 이름은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부터 안 잡혔거든요. 클로드한테 플러터 새 앱 만들어줘 하고 던지는 식으로 시작했어요. 그러면 클로드가 폴더를 만들고, 안에 파일을 차례로 깔고, 라이브러리를 한 줄씩 가져오는 걸 옆에서 한참 지켜봐야 했어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풍경이라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가 한 번씩 머리에 떠올랐고요.
두 번째 앱 시작할 땐 그 풍경이 머릿속에 한 번 그려져 있었어요. 어디에 폴더가 만들어지고, 어떤 파일이 깔리고, 그 안에 모델·화면·서비스 같은 이름의 칸이 있어야 한다는 걸 첫 앱 하면서 한 번 본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플러터 새 앱 만들어줘 한 줄 던졌을 때 클로드가 보여주는 풍경이 낯선 것 이 아니라 대충 어디쯤 으로 와 있었어요. 같은 작업인데 옆 사람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고 보는 거랑 모르고 보는 게 그렇게 시간이 다르더라고요.
같은 일이 사업자 등록이나 디벨로퍼 계정 같은 데서도 한 번 더 일어났어요. 첫 앱 때는 사업자 등록을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부터 한 주를 통째로 써야 했어요. 애플 디벨로퍼 가입에 99달러를 결제하고 며칠 기다리는 자리, 구글 플레이 디벨로퍼 가입에 25달러 결제하는 칸도 다 처음 가는 길 이었어요. 두 번째 앱은 그 절차들이 통째로 없었어요. 한 번 등록해 둔 사업자도, 한 번 결제해 둔 디벨로퍼 계정도 그대로 있었거든요. 그 한 번 해두면 끝 이라는 칸들이 두 번째 앱부터는 통째로 0초가 됐어요. 첫 앱 때 며칠씩 잡아먹던 곳이라는 게 그 칸에 다시 안 들어가 보니까 그제야 무게가 손에 잡혔어요.
카카오 로그인 쪽도 비슷했어요. 첫 앱에선 카카오 콘솔이라는 데가 어디인지부터 한참을 헤맸어요. IAM 권한 한 줄을 맞추느라 사흘이 갔던 자리예요. 그 사흘째 새벽 얘기는 따로 적어 뒀고요. 두 번째 앱에선 그 콘솔 화면이 머리에 한 번 그려져 있었고, 짧은 메모도 폴더 어딘가에 적혀 있었어요. 서비스 계정 이메일에 토큰 생성자 권한 한 줄 붙이는 거다 같은 한 줄이요. 그 한 줄을 프롬프트로 박아 두니까 두 번째부터는 그냥 꺼내 쓰면 됐어요. 그 메모 덕분에 두 번째 앱 카카오 연결은 한 번 다녀오는 5분짜리 작업이 됐어요. 첫 앱이 사흘 새벽이었던 게 5분으로 줄어드는 격차가 좀 묘했어요. 첫 앱 때 그 사흘을 안 보냈으면 두 번째 앱의 그 5분도 그렇게 안 풀렸을 거예요. 그 며칠이 어디 다른 자리에 빚으로 쌓여서 두 번째 앱에서 한 번에 갚히는 그림 같았어요.
빌드 환경도 같았어요. 첫 앱 때는 맥미니를 처음 산 시점이었잖아요. 엑스코드 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고, 시뮬레이터 라는 게 뭔지도 처음 봤어요. 두 번째 앱 시작할 땐 책상 위의 맥미니가 이미 며칠씩 같이 작업해 본 물건 이 돼 있었어요. 엑스코드 창 어디에 어떤 칸이 있는지 손이 어렴풋이 기억했어요. 이 빨간 줄은 디벨로퍼 사이트 들어가서 폰 등록부터 한 번 다시 같은 한 줄도 머리에 박혀 있었고요. 같은 화면을 두 번째로 보는 일이 그렇게 차이가 컸어요.
진짜 큰 차이는 AI한테 일 시키는 법이었어요
그런데 사실 위에 적은 칸들 — 사업자, 디벨로퍼, 카카오 콘솔, 엑스코드 — 은 그 차이의 절반쯤밖에 안 됐어요. 두 달이 보름으로 줄어든 진짜 큰 자리는 다른 데였어요. AI한테 일 시키는 법 자체가 좀 익숙해진 자리 였어요.
첫 앱 때 저는 클로드한테 큰 덩어리를 한 번에 던지는 버릇이 있었어요. 기도모임 앱 만들어줘, 로그인 붙여줘, 알림 넣어줘. 그러면 클로드가 화면 한 묶음을 깔고, 그 묶음 안에서 빨간 줄이 우수수 떠서, 그걸 다시 정리하느라 새벽을 갈아 먹는 식이었어요. 덩어리가 크면 그 안에서 뭐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가 본인 손에 안 잡혀요.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니까 빨간 줄 한 줄에도 한참을 멈춰 서 있게 되더라고요. 첫 앱 두 달 중에 그 한 덩어리에서 길 잃은 시간이 꽤 많이 들어가 있었던 거 같아요.
두 번째 앱 시작할 때는 손이 자연스럽게 작아져 있었어요. 오늘은 일단 새 프로젝트만 깔고 첫 화면 한 장만 띄우자. 다음 날 저녁엔 두 번째 화면 하나 추가하고 거기로 넘어가는 줄만 연결하자. 그 다음 저녁엔 공이 떨어지는 한 줄짜리 동작만 돌려보자. 한 번에 한 묶음씩만 시키는 식으로 바뀌어 있었어요. 누가 가르쳐 준 게 아니라, 첫 앱에서 한 덩어리를 크게 던졌다가 한참을 멈춰 섰던 경험이 한 번씩 머리에 떠올라서 손이 알아서 작아진 거였어요. 한 번에 한 덩어리만 시키면 빨간 줄이 떠도 그게 어디서 났는지가 손에 잡혀요. 5분이면 풀리는 일에 한참 멈춰 서 있을 까닭이 없어졌어요.
같은 작업을 두 번째로 할 때 한 번에 시키지 않고 단계로 나누는 습관 이 어느 시점에선가 손에 박혔어요. 그게 두 번째 앱이 보름 만에 나온 진짜 큰 이유의 절반 이상이었던 거 같아요. 코딩이 빨라진 게 아니라, 코딩을 시키는 사람이 한 칸 더 차분해진 자리 였어요.
물론 두 번째 앱이 보름으로 줄어든 데에 이미 같은 일을 한 번 해본 클로드 도 한 몫 했어요. 첫 앱에서 한 번 굴려본 파일들이 폴더 어딘가에 그대로 살아 있었거든요. 새 앱 작업 시작할 때 지난번 앱이랑 비슷한 구조로 가자 한 줄을 던지면 클로드가 그 폴더를 한 번 들여다보고 비슷한 모양으로 새 폴더를 채워주는 식이 됐어요. 그게 한참 뒤에 폴더 한 통을 통째로 따로 떼어서 템플릿 이라는 이름으로 보관하게 되는 시작점이기도 했어요. 그 얘기는 다음 자리에 따로 풀어 둘게요. 두 번째 앱 시점엔 아직 템플릿 이라는 단어가 안 붙어 있었어요. 그냥 지난번 앱 폴더 한 번 참고해줘 정도였어요.
보름 만에, 그리고 그 다음
두 번째 앱은 그렇게 보름 만에 마켓에 올라갔어요. 코드 작업이 열닷새쯤이었고, 심사 대기까지 합치면 며칠이 더 붙었지만요. 첫 앱 두 달과 두 번째 보름. 같은 한 명이 같은 책상에서 같은 도구로 작업한 결과인데 그렇게 됐어요. 두 번째 앱이 마켓에 올라간 그날 저녁에 책상 앞에서 이게 가능한 시간이었구나 가 처음 손에 잡혔어요. 첫 앱이 처음 가본 길에 두 달이 걸린다 였다면, 두 번째 앱은 그 길을 한 번 다녀온 사람이 같은 길을 다시 가면 보름 이라는 한 줄이었어요.
그 다음 앱부터는 그 보름이 또 한 번 줄었어요. 세 번째 앱이 열흘쯤이었던 거 같고, 네 번째쯤부터는 한 앱에 며칠씩이 박히는 식이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한 달에 서너 개씩 마켓에 올리는 흐름에 와 있었어요. 거기 와서야 첫 앱 두 달이 정확히 무슨 두 달이었는지가 한 번 더 손에 잡혔어요. 그 두 달은 앱 한 개 만드는 시간 이라기보다 처음 가는 길에서 다음 길을 위한 지도를 한 장 그리는 시간 이었던 거예요. 두 번째 앱부터는 그 지도를 펴서 따라간 시간이었고요.
지금 책상 위에는 같은 시간대에 두세 개의 앱 폴더가 켜져 있어요. 그렇게 여러 개를 같이 굴리면서 생긴 일은 따로 한 편 적어 뒀고요. 솔직히 그 셋이 같이 굴러가는 이유의 절반은 클로드 한도가 비싸서 한도를 다 채워서 쓰고 싶어서 예요. 한 앱 작업이 잠깐 막혔을 때 다른 앱 폴더로 넘어가는 식으로요. 그 그림도 첫 앱 때는 상상도 안 됐어요. 한 앱 하나도 머리가 터질 거 같았던 자리에서, 셋을 같은 책상 위에 동시에 굴리는 자리가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와 있었어요. 그 사이에 코딩 자체가 잘하게 된 건 별로 없어요. 어떻게 일을 나눠 시키는지 가 한 칸 익숙해진 게 다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