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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서]#클로드#노하우#실수노트

AI한테 같은 잔소리를 두 번 하기 싫어서

2026.06.09by addwisdom+61 EXP

앱을 몇 개 만들다 보니까 이상한 걸 하나 알아챘어요. 클로드가 자꾸 같은 자리에서 넘어지더라고요.

매번 새 앱을 시작할 때마다, 꼭 똑같은 실수를 또 해요. 그러면 저는 또 똑같이 "아 이거 이렇게 고쳐줘"라고 말하고요. 처음 한두 번은 그러려니 했어요. 근데 세 번째, 네 번째 앱에서도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넘어지니까, 어느 순간 좀 지겨워지더라고요.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알림이에요. 첫 앱에서 그 9시간 사건으로 크게 데였잖아요. 분명히 저녁으로 맞춰 둔 알림이 새벽에 와 있던 그거요. 한국 시간이 아니라 영국 어디쯤 시간으로 알림이 잡혀 있었던 거였죠. 그걸 한 번 그렇게 호되게 겪었으면 클로드가 알아서 챙겨줄 줄 알았는데, 새 앱을 시작하면 또 그 처리를 빼먹어요. 매번 제가 "서울 시간 기준으로 맞춰줘"라고 따로 말해줘야 하는 거예요. 한 번 데인 자리인데도요.

알림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에서 예약 알림이 안 오던 문제도 그랬어요. 설정을 한 군데만 빠뜨리면 알림이 통째로 안 오는데, 클로드는 새 앱마다 그 한 군데를 또 안 챙겨요. 구글 로그인도 마찬가지였어요. 앱한테 "지문" 같은 걸 등록해줘야 로그인이 되는데, 그걸 빼먹어서 로그인이 안 되던 거요. 이것도 앱마다 또 빼먹고, 또 빼먹고.

그러니까 제가 매번 같은 잔소리를 반복하는 거예요. "알림 서울 시간으로", "예약 알림 설정 빠뜨리지 마", "로그인 지문 등록 잊지 마." 마치 똑같은 말을 녹음해서 틀어주는 기분이었어요. 어휴,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나 싶었죠. 한번은 새 앱 로그인을 붙이다가 또 안 돼서, 한참 화면을 노려보다가 "아, 이거 지문 그거 또 빠진 거 아니야" 하고 클로드한테 물었더니 진짜로 그거였어요. 분명히 지난 앱에서 똑같은 걸로 사흘을 날렸는데, 새 앱에서 또 처음 겪는 일처럼 같은 자리에 멈춰 서 있는 제가 좀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그 구글 로그인 지문을 빠뜨리지 말라고 클로드한테 미리 챙겨 말하는 프롬프트도 그래서 따로 정리해뒀고요.

그래서 어느 날 그냥 메모장을 하나 열었어요. 거창한 생각은 아니었어요. 그냥 "내가 자주 당하는 실수"를 한 줄씩 적어두기 시작한 거예요. 알림은 서울 시간으로 맞춰야 한다, 예약 알림은 이 설정을 꼭 넣어야 한다, 구글 로그인은 지문 등록을 빠뜨리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요. 까먹지 않으려고 적어둔 거죠. 나중에 새 앱 시작할 때 이 메모 보고 클로드한테 미리 챙겨 말하려고요.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됐어요. 클로드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읽는 약속된 파일이 있다는 거요. CLAUDE.md라는 파일이었어요. 프로젝트 폴더에 이 이름으로 메모를 적어두면, 클로드가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걸 먼저 읽고 들어가더라고요. 그러니까 제가 매번 입으로 말하던 잔소리를, 그냥 이 파일에 적어두면 되는 거였어요.

이걸 알고 나서 좀 신났어요. 제 메모장에 적어두기만 하던 그 실수 목록을, 그대로 이 파일에 옮겼거든요. "알림은 무조건 서울 시간 기준으로 맞춰라", "안드로이드 예약 알림은 이 설정을 꼭 넣어라", "구글 로그인은 지문 등록을 빠뜨리지 마라." 이렇게 한 줄씩 적어뒀어요. 그랬더니 진짜로 클로드가 같은 실수를 다시 안 하는 거예요. 새 앱을 시작해도, 제가 입 아프게 말 안 해도 알아서 챙겨요. 그 파일을 먼저 읽고 들어오니까요.

처음 그게 통했을 때 좀 묘했어요. 내가 코드를 고친 게 아니거든요. 그냥 메모 한 줄 적었을 뿐인데, 결과가 달라진 거예요. 똑같은 데서 두 번 안 넘어지게 된 거죠.

제일 신기했던 건 클로드가 그 파일을 읽었다는 걸 작업 중에 한 번씩 티 낸다는 거였어요. 새 앱에 알림을 붙여 달라고 한 줄 던졌더니, 곧장 코드를 짜는 게 아니라 "메모에 적어두신 대로 서울 시간 설정부터 먼저 잡고 가겠습니다" 하고 들어가더라고요. 그 한 줄을 보는데 좀 든든했어요. 제가 입 아프게 말 안 해도, 제가 한 번 데인 그 자리를 클로드가 먼저 알고 피해 가는 거잖아요. 잔소리하는 사람이 사라진 자리에 메모가 대신 들어가 앉은 셈이었어요.

이 메모를 적는 방식도 점점 자리를 잡았어요. 그냥 "알림 조심"이라고 적으면 나중에 봐도 무슨 소린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저는 세 가지를 같이 적어요. 어떤 증상이 났는지, 왜 그랬는지, 그래서 어떻게 고쳤는지.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알림이 9시간 늦게 온다 → 시간대를 안 맞춰서 → 서울 시간으로 설정하는 줄을 넣어라." 이렇게 적어두니까, 나중에 비슷한 증상이 나도 메모만 보면 바로 답이 나와요.

그게 쌓이니까 어느새 꽤 긴 목록이 됐어요. 제가 그동안 당한 실수들이 한 장에 쭉 정리돼 있는 거예요. 일종의 "반복 실수 방지 목록"인 셈이죠. 새 실수를 당할 때마다 한 줄씩 늘어요. 그래서 저는 뭔가 한 번 크게 데이면, 고치고 나서 꼭 이 목록에 한 줄 추가해요. "다음엔 여기서 안 넘어지게."

이게 습관이 되니까, 새벽에 한 시간씩 잡아먹는 사건이 나도 예전만큼 억울하지가 않더라고요. 전 같으면 풀고 나서 "아 시간 날렸다" 하고 끝났을 텐데, 이젠 풀고 나서 메모에 한 줄 적으면서 "그래도 이건 이제 다음 앱에선 안 당하겠지" 하는 게 생겼어요. 한 번 당한 값을 메모 한 줄로 받아 두는 기분이랄까요. 그렇게 적어두면 그 새벽이 그냥 날아간 시간이 아니라 어디 한 줄로 남는 거니까요.

메모가 길어지니까 주제별로 나누기도 했어요. 로그인 관련해서 챙길 것들, 알림 관련해서 챙길 것들, 출시할 때 거쳐야 하는 절차들. 이런 걸 따로 정리해두면, 그 작업을 할 때만 꺼내 보면 되니까요. 로그인 붙일 때는 로그인 메모만 보고, 출시할 때는 출시 메모만 보는 거죠. 매번 다 펼쳐놓고 보기엔 양이 많아져서, 큰 메모에는 "로그인은 따로 적어둔 메모 봐라" 정도로 길만 적어뒀어요. 클로드가 그 길을 따라가서 필요한 메모만 그때그때 꺼내 읽게요.

특히 출시 절차 메모는 저한테 거의 보물이에요. 마켓에 앱 올리는 게 한두 단계가 아니거든요. 버전 숫자 올리는 거, 빌드하기 전에 뭘 비워둬야 하는 거, 어떤 설정을 켜둬야 거절 안 당하는 거. 이런 걸 첫 앱 때는 거절 메일 받아가면서 하나씩 배웠는데, 그걸 다 메모에 적어뒀더니 다음 앱 출시할 때 그 메모만 위에서 아래로 한 번 훑으면 빠뜨리는 게 없어요. 거절 메일을 받고 나서 적은 줄이 다음 앱에선 거절을 한 번 막아주는 거예요.

이걸 하면서 좀 이상한 깨달음이 왔어요. 비개발자인 제가 쌓고 있는 "개발 노하우"라는 게, 사실은 코드 실력이 아니더라고요. 저는 여전히 코드 한 줄 못 짜요. 그런데 이 메모 한 장은 점점 두툼해지고 있어요. 제 노하우는 머릿속이 아니라 이 파일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던 거예요.

전에 두 번째 앱 이야기 하면서, 제가 쌓는 건 코드 실력이 아니라 "어디서 넘어지는지 아는 지도"라고 했잖아요. 이 메모가 딱 그 지도예요. 그걸 머릿속에만 두지 않고, 글로 적어서 클로드가 읽게 만든 거고요.

가끔 누가 저보고 "이제 좀 할 줄 알겠네"라고 하면 좀 민망해요. 저는 똑똑해진 게 아니거든요. 제가 똑똑해진 게 아니라, 제 메모가 똑똑해진 거예요. 같은 실수를 한 번씩 더 적어둔 것뿐이에요.

그래도 이게 저한테는 제일 큰 변화였어요. 실력이 느는 건 잘 모르겠어요. 근데 같은 데서 두 번은 안 넘어지게 됐어요. 한 번 넘어진 자리는 메모에 적히고, 그 메모를 클로드가 먼저 읽으니까요. 그거면 충분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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