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화면에 기도모임 아이콘이 떠 있는 걸 며칠 내내 들여다봤어요. 출근길 지하철에서 한 번, 점심 먹고 나와서 한 번. 손바닥 안에서 그 아이콘을 누르면 새벽을 갈아 만든 화면이 뜨는 게, 그 며칠은 좀 이상하게 자꾸 다시 확인하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진짜 일은 그 아이콘이 다른 사람들 폰에도 떠야 시작되는 거잖아요. 폰에 한 번 깔린 거랑 마켓에 올라가는 건 다른 일이라는 걸 그제서야 진짜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메타데이터라는 단어를 처음 봤어요
마켓에 올리려고 앱스토어 커넥트라는 곳을 처음 들어갔어요. 클로드 코드한테 이제 앱스토어에 올리려면 어디부터 봐야 해요 하고 던졌더니, 빌드 업로드 전에 채워 넣을 칸이 한 트럭이라는 답이 돌아왔어요. 앱 이름, 부제, 카테고리, 요약 문구, 키워드, 스크린샷, 프로모션 문구, 개인정보 처리방침 주소, 그리고 어떤 화면에서 무엇을 수집하는지 적어두는 길고 긴 표 같은 것들. 그걸 통틀어 메타데이터 라고 부른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코딩보다 그 메타데이터 채우는 일이 며칠을 통째로 잡아먹었어요. 나중엔 이 칸들을 어떤 순서로 채우는지를 아예 정리해 두게 됐는데, 처음엔 그게 한 트럭이라는 것 자체가 막막했어요.
스크린샷이 또 일이었어요. 큰 폰, 작은 폰, 아이패드까지 사이즈가 한 종류가 아니어서 한 장 한 장 손으로 맞춰 올렸어요. 거실 책상에 노트북을 펴두고 옆에 아이패드를 끼고, 한 장 잘랐다가 사이즈 다시 맞췄다가 그러다 보니 토요일 오후가 통째로 갔어요.
요약 문구랑 키워드 쪽은 클로드 코드가 거의 다 만들어줬어요. 앱이 어떤 앱인지를 처음부터 같이 짜온 사이라서 그런지, 한국어 요약을 한 번에 풀어주더라고요. 영문도 같이 만들어줬는데, 이게 정말 자연스러운 영어인지 는 솔직히 저는 판단을 못했어요. 일단 그대로 붙여 넣었어요. 그게 나중에 한 번 사단을 일으킬 줄은 그땐 몰랐고요.
어느 저녁의 제출 버튼
메타데이터 칸을 다 채우고, 빌드를 올리고, 스크린샷도 끼워 맞춘 어느 평일 저녁이었어요. 화면 오른쪽 위에 제출 버튼이 활성화된 채로 떠 있었어요. 그 버튼이 며칠 동안 회색으로만 떠 있었거든요. 뭘 안 채워서, 또 뭘 안 채워서. 그게 처음으로 파랗게 변해 있는 걸 보고, 한 번 더 화면을 위에서 아래까지 천천히 내리면서 빈 칸이 없는지 살폈어요. 다 채워져 있었어요.
마우스를 그 버튼 위에 올려두고 잠깐 멈춰 있었어요. 누르고 나면 진짜로 애플로 넘어가서 어딘가의 누군가가 제 앱을 들여다본다는 거잖아요. 첫 빌드가 폰에 들어가던 그 새벽과는 또 다른 무게였어요. 그 새벽엔 나만 보는 화면 이 폰 안에 들어간 거였는데, 이번엔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화면 이 되는 거였어요. 한 번 더 마우스를 잠깐 떼고 컵에 물을 따라 한 모금 마시고 돌아와서 눌렀어요. 그냥 한 번의 클릭이었어요.
화면이 한 번 깜빡하더니 심사 대기 중 같은 상태가 떴어요. 그게 다였어요. 카카오 풀리던 새벽처럼 막 떨리는 일도 아니었고, 첫 빌드 들어가던 새벽처럼 입에서 한마디 새어 나오는 일도 아니었어요. 그냥 한 줄짜리 상태 표시였는데, 그날 밤엔 그 줄 위에 마우스를 한참 더 올려뒀어요. 잠들기 전에 폰으로 한 번 더 들어가서 그 줄을 확인했어요. 여전히 대기 중이었어요.
일주일 동안의 기다림, 그리고 점심 즈음의 메일
그 뒤로 며칠은 본업에 신경 쓰면서도 머릿속 한쪽이 자꾸 그 상태 표시에 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흔히 며칠이면 결과 나온다고들 하니까 둘째 날부터 매일 한 번씩 앱스토어 커넥트에 들어가서 상태가 바뀌었는지 봤어요. 셋째 날도 그대로였고, 넷째 날도 그대로였어요. 그러다 언제까지 기다리지 같은 생각이 한 번씩 들었는데, 그 며칠은 그 생각마저 일종의 즐거움 비슷한 게 섞여 있었어요. 첫 앱을 처음 올린 사람이 가질 법한 그런 기대요.
거의 일주일이 차오르던 평일 점심 즈음이었어요. 회사 근처에서 밥을 먹고 들어가다가 폰에 메일 알림이 떴어요. 보낸 사람이 App Store Connect 였어요. 알림 미리보기 한 줄에 We noticed an issue 같은 영문이 흘러갔어요. 어 왔다 싶어서 자리에 돌아가자마자 폰을 펴서 메일 본문을 들여다봤어요. 한참을 읽었는데도 한 번에 머리에 안 들어왔어요.
영문이 길었고, 중간에 Guideline 2.1 이니 Guideline 4.3 이니 하는 코드 같은 게 박혀 있었거든요. 그 숫자가 뭘 가리키는지를 그땐 전혀 모르는 상태였어요. 본문엔 제출하신 앱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확인해 주세요 같은 톤으로 길게 적혀 있었는데, 정확히 어떤 줄이 문제라는 건지가 한 번에 잡히질 않았어요.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아 본업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인데, 메일 한 통이 머리 한쪽에 박힌 채로 오후를 보냈어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노트북을 펴자마자 클로드 코드한테 그 메일을 통째로 던졌어요. 이거 무슨 말인지 풀어줘 하고요. 답이 길게 왔어요. Guideline 2.1은 앱의 정보 제공 가이드라인이에요. 가장 흔한 사유는 메타데이터의 어느 줄이 실제 앱 화면이랑 안 맞거나, 캡처에서 보이는 화면이 영문이라고 적힌 설명과 다르거나, 보이지 않는 제어 문자가 텍스트에 섞여 있는 경우예요. 마지막 줄에서 멈췄어요. 보이지 않는 제어 문자. 처음 들었어요.
클로드 코드가 풀어준 설명은 이런 거였어요. 키보드로 보이는 글자 말고도, 시스템 안에서 한 줄을 끊거나 들여쓰기를 하라고 알려주는 용도로 쓰는 보이지 않는 글자 들이 있다고요. 워드나 메모장에서 복사해 다른 데에 붙여넣을 때 그런 게 같이 따라붙는 경우가 있다고요. 가만 생각해 보니 짚이는 게 있었어요. 영문 요약을 클로드 코드한테 받아서 한 번에 앱스토어 커넥트 칸에 붙여 넣었는데, 그 중간에 한 번 메모장에 옮겼다가 다시 가져온 줄이 있었거든요. 눈에 안 보이는 글자가 그런 사단을 일으킨다고요? 라고 혼잣말로 한 번 했어요. 모니터 앞에서 그 줄을 한참 들여다봤는데 당연히 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그래서 그날 밤엔 메타데이터의 모든 영문 칸을 통째로 다시 적었어요. 복붙이 아니라, 클로드 코드한테 받은 영문을 화면 보면서 한 글자씩 직접 타이핑해서 옮겼어요. 시간이 더 들었지만 일단 그게 확실한 방법이라고 알려주더라고요.
답변 칸이 따로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봤어요. 거절 메일 화면 안에 Reply to App Review 같은 버튼이 있고, 거기에 영문으로 길게 답장을 적어야 한다는 거예요. 어떤 부분을 수정했는지, 어떤 가이드라인에 어떻게 맞췄는지를 적어두는 자리였어요.
클로드 코드한테 거절 메일 전체랑, 제가 고친 내용을 같이 넣어주고 이걸 기반으로 답장 초안 영문으로 짜줘 하고 시켰어요. Dear App Review Team 으로 시작해서 가이드라인별로 조치를 정리해주는 형식이 한 번에 나왔어요. 처음 봤을 땐 이렇게까지 정중하게 적는 게 맞나 싶을 만큼 깍듯했는데, 일단 그대로 갔어요. 나중에는 거절 사유 넣어줄 테니까 코드 수정안이랑 답장 영문 같이 짜줘 라고 한 줄만 시키면 둘 다 한꺼번에 나오게 메모를 하나 만들어 뒀는데, 첫 거절 때는 그걸 모르니까 답장 한 통을 두 시간 동안 들여다봤지만요.
그렇게 답장을 보내고 다시 제출 버튼을 눌렀어요. 또 심사 대기 중 한 줄이 떴어요. 첫 제출 때랑 같은 화면이었는데 그날 밤엔 무게가 좀 달랐어요. 처음엔 마우스를 한참 올려두고 누른 버튼이었는데, 두 번째는 그냥 누르고 노트북을 덮었어요.
그 며칠 동안 머리에 자꾸 떠오르던 메일
재제출하고 나서의 며칠은 처음 일주일이랑 묘하게 결이 달랐어요. 첫 일주일은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하는 기대 쪽이 컸다면, 두 번째 기다림엔 또 떨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쪽이 같이 섞여 있었어요. 본업 보다가 메모장에 다른 일 정리해 두는 시간에도 한 번씩 그 메일 안 왔나 하고 메일함을 확인하는 식이었어요. 같이 일하는 동료가 오늘 점심 뭐 먹어요 하고 물어왔는데, 그 한순간에 오늘은 메일 안 왔으면 좋겠다 같은 생각이 잠깐 스치기도 했어요. 회사에선 그 알림 한 줄이 떠도 결국 저녁까지는 손을 못 대니까요.
그 며칠 동안 거실 책상 위에 노트북이 안 덮인 채로 자주 놓여 있었어요. 평소엔 저녁에 쓰고 자기 전에 덮고 들어갔는데, 그 며칠은 자기 전에도 한 번 더 앱스토어 커넥트에 들어가 상태 표시를 확인하느라 노트북이 켜져 있는 시간이 길었어요. 아내가 한 번 그거 결과 언제 나와 하고 지나가는 말로 물어봐 줬는데, 몰라요, 그냥 기다리는 거예요 라고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 답했어요. 그 으쓱이 사실은 좀 가장한 거였어요. 안으로는 한 줄짜리 상태 표시가 머릿속에서 안 사라졌거든요.
뒤늦게 알게 된 거지만, 어떤 앱은 그 뒤로 거절을 열 번 넘게도 받게 되고, 보통은 서너 번은 거절을 거쳐서야 통과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첫 앱에서 한 번 받고 멘탈이 흔들렸던 거 생각하면, 그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좀 마음이 가벼웠을 텐데 싶기도 하고, 반대로 그 며칠 동안 한 줄짜리 상태 표시를 매일 들여다보던 그 기분 자체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또렷이 남은 거 같기도 해요. 익숙해진다는 건 결국 그 또렷함이 흐려지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두 번째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다음에 이어서 적을게요. 지금 다시 떠올리면 짧은 며칠이었는데, 그때는 그 며칠이 한참 길게 느껴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