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을 만든다고 하면 사람들이 제일 먼저 묻는 게 거의 정해져 있어요. 기능 얘기도 아니고, 어떻게 만드냐도 아니에요. "그래서 돈은 좀 벌었어?" 예요. 회사에서도 그랬고, 모임에서도 그랬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도 두세 마디 안에 그 질문으로 들어와요. 앱이 몇 개냐고 묻고, 어디서 받냐고 묻고, 그 다음이 거의 항상 돈이에요. 처음엔 그 질문이 좀 머쓱했는데, 이제는 그냥 웃으면서 받아요. 솔직하게 말하면 그쪽이 마음이 편해서요.
솔직한 답부터 하면, 큰돈은 아니에요. 큰돈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용돈이라고 부르기도 좀 그런 액수예요. 광고가 가끔 몇 푼 들어오는 수준이고요. 그게 매일도 아니고 띄엄띄엄 들어와요. 그 광고마저 한 달이나 정지를 먹은 적이 있어서 한동안은 0도 안 들어왔고요. 콘솔에 찍히는 숫자가 어느 날은 0이었다가 어느 날은 0이 아닌 어떤 숫자였다가 해요. 결제는 더 말할 것도 없어요. 앱 몇 개에 광고 제거 같은 일회성 결제를 붙여놓긴 했는데, 실제로 그 버튼이 눌린 적이 아직 한 번도 없어요. 라이선스 테스터로 제가 직접 눌러본 게 전부예요. 그러니까 "결제로 번 돈"이라는 칸은 지금까지 그냥 비어 있어요.
처음 목표는 월 30만 원이었어요. 그땐 그게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본업이 따로 있으니까 부업으로 그 정도면 좋겠다, 그쯤이면 뭔가 굴러간다고 부를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유튜브 초창기에 일찍 시작한 사람들 얘기를 듣고 시작한 거라, 앱도 초반에 들어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고요. 그 30만 원이라는 숫자는 지금 보면 좀 귀여워요. 도달은 못 했어요. 도달 근처에도 못 갔어요.
시간당으로 따지면 차라리 본업이 나아요. 이건 계산해볼 것도 없어요. 퇴근하고 아이 재우고 한두 시간씩, 어떤 날은 새벽까지 붙잡고 있은 시간을 다 합쳐서 들어온 돈으로 나눠보면 시급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숫자가 나와요. 만약 누가 "그 시간에 야근을 했으면" 같은 말을 한다면 반박할 말이 없어요. 그게 맞으니까요. 돈을 시간당 효율로만 보면 이건 완전히 손해 보는 장사예요.
그런데 애초에 돈 보고 시작한 게 아니라서 그 손해가 그렇게 아프진 않아요. 시작할 때 아내가 한 말이 있어요. 돈을 벌려고 하지 말고 취미로 했으면 좋겠다고요. 그러면서 응원해줬어요. 그 말이 그땐 살짝 김 빠지는 말처럼 들렸는데, 지금 와서 보면 그게 제일 정확한 말이었어요. 취미라고 생각하면 광고가 며칠 0이어도 별로 안 흔들려요. 돈벌이라고 생각하면 그 0이 매일 마음을 긁었을 거예요. 안 될 걸 어느 정도는 알고 들어간 면도 있어서, 막상 안 벌려도 실망보다는 그냥 덤덤한 쪽이에요. 이게 실망스럽냐고 누가 물으면, 생각보다 안 그래요, 라고 답하게 돼요.
정작 무서웠던 건 새는 쪽이었어요
돈 얘기를 하면서 정작 제가 무서웠던 건 버는 쪽이 아니었어요. 새는 쪽이었어요. 이걸 알게 된 게 이 두 달에서 제일 큰 배움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앱이 그냥 폰 안에서 혼자 도는 게 아니더라고요. 로그인을 붙이고, 사람들이 올린 내용을 어딘가에 저장하려면 뒤에서 돌아가는 구글 서비스가 하나 필요해요. 파이어베이스라고 하는 건데, 저는 이게 뭔지 시작할 땐 정말 1도 몰랐어요. 첫 앱의 진짜 장벽이 코딩이 아니라 로그인이었다는 얘기를 따로 적은 적이 있는데, 그 로그인을 만들다가 어쩔 수 없이 이것까지 알게 됐어요. 이게 무료로 주는 한도가 있어요. 사람이 적을 때는 그 공짜 한도 안에서 다 굴러가요. 돈이 한 푼도 안 나가요. 문제는 그 위예요. 갑자기 사람이 몰려서 그 한도를 넘어가면, 넘어간 만큼의 금액이 제 카드에서 빠져요. 누가 청구서를 미리 보여주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빠져요.
이 구조를 머릿속에 한 번 그려보고 나니까 좀 서늘해졌어요. 수익은 광고로 띄엄띄엄, 몇 푼씩, 아주 천천히 들어와요. 그런데 비용은 그렇지 않아요. 비용은 한순간에 튈 수 있어요. 어쩌다 앱 하나가 어딘가에 소개돼서 사람이 갑자기 몰리면, 그게 좋은 일 같지만, 그 트래픽이 전부 제 카드로 가는 청구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예요. 들어오는 건 졸졸 흐르는데 나가는 건 한 번에 콸콸 쏟아질 수 있는 구조. 그게 진짜 공포였어요. 돈을 못 버는 건 그냥 0이지만, 비용이 튀는 건 마이너스잖아요. 부업 하려다 본업 월급에서 메꾸게 되는 그림이 머릿속에 한 번 들어오니까 잠이 잘 안 왔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클로드 코드한테 자꾸 같은 걸 요구하게 됐어요. 기능 만들어달라는 말보다 안전장치 만들어달라는 말을 더 많이 한 시기가 있었어요. 일정 금액을 넘으면 메일이 오게 예산 알림을 걸어두는 거요. 어느 선을 넘으면 일단 저한테 한 통 날아오게 해두면, 적어도 모르고 당하지는 않잖아요. 청구서가 다 끝난 다음에 카드 명세서로 처음 아는 게 아니라, 넘기 시작하는 길목에서 한 번 알람이 울리게요. 이 예산 방어를 클로드한테 시킬 때 쓴 프롬프트는 그 뒤로 새 앱마다 거의 그대로 재탕하고 있어요. 그거 하나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좀 놓였어요.
거기서 한 발 더 가서, 애초에 공짜 한도 안에서 굴러가게 설계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욕심을 안 부리는 거예요. 사진을 통째로 제 쪽 서버에 올리는 대신, 각자 자기 구글 드라이브에 올리게 하고 제 쪽엔 썸네일만 작게 올라오게 한다든지. 투게더가 딱 그렇게 설계된 앱이에요. 그런 식으로 애초에 비용이 크게 안 새도록 길을 트는 거요. 이런 아이디어들은 사실 멋있어서 나온 게 아니에요. 개인 개발자가 클라우드 비용을 감당하기가 무서워서 짜낸 거예요.
생각해보면 이게 좀 거꾸로예요. 보통 앱 만들면 어떤 화려한 기능을 넣을까를 먼저 고민할 것 같잖아요. 저는 한동안 그것보다 "어떻게 안 새게 막을까"가 먼저였어요. 새 앱을 짤 때도 이거 사람 몰리면 비용 어디서 터지냐를 클로드한테 먼저 물어보고, 그 다음에 기능 얘기로 넘어가는 순서가 됐어요. 다행히 아직 사람이 그렇게까지 몰린 적은 없어서 실제로 비용이 크게 튄 적은 없어요. 안 튄 게 아니라 아직 안 튄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고요.
그래서 "돈 좀 벌었냐"는 질문에 대한 제 진짜 대답은 이래요. 버는 건 솔직히 별로예요. 30만 원은 멀었고 결제는 0이고 광고는 가끔 몇 푼이에요. 근데 이걸 두 달 하면서 제일 크게 배운 건, 잘못하면 버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돈이 나갈 수도 있다는 거였어요. 그걸 모르고 신나서 사람만 모으려고 했으면 어느 날 카드 명세서 보고 진짜 놀랐을지도 몰라요. 못 번 건 덤덤한데, 안 새게 막는 법을 알게 된 건 좀 든든해요. 그 든든함이 30만 원보다 값어치가 없다고는 못 하겠어요. 사실 두 달 동안 진짜 배운 건 코딩이 아니었다는 얘기도 결국 이런 데서 나온 거예요.

